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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보금자리로

이익상이라니, 고등학교 시절 문학을 한창 공부하던 때에도 교과서에서 본 적이 없는 작가 이름이었다. 작품 숫자가 이렇게나 많은데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라는 것에 호승심을 느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찾아보니 친일의 기록이 한가득 남아있는 작가다. 역시나 교과서에 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많은 작품들 중 이 소설은 친일의 색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고루해지는 당대의 현실을 바라보며 은연 중에 드러나는 작가의 고찰이 담긴 시선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그가 이렇게 현실적인 사람이었기에 친일을 하였던가, 하고 말았다. 한국 근대 문학에 흥미가 있고, 무정, 날개처럼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소설은 지겹고, 문학 좀 안다 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
이익상이라니, 고등학교 시절 문학을 한창 공부하던 때에도 교과서에서 본 적이 없는 작가 이름이었다. 작품 숫자가 이렇게나 많은데도 들어본 적 없는 이름이라는 것에 호승심을 느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찾아보니 친일의 기록이 한가득 남아있는 작가다. 역시나 교과서에 나오지 못한 이유가 있었다.

그러나 그의 많은 작품들 중 이 소설은 친일의 색채는 찾아볼 수 없었다. 오히려 읽으면 읽을수록 고루해지는 당대의 현실을 바라보며 은연 중에 드러나는 작가의 고찰이 담긴 시선이 나를 놀라게 만들었다. 한편으로는 그가 이렇게 현실적인 사람이었기에 친일을 하였던가, 하고 말았다.

한국 근대 문학에 흥미가 있고, 무정, 날개처럼 이미 모두 알고 있는 소설은 지겹고, 문학 좀 안다 말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통해 문학적 자신감의 이유를 가져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그러면서도 이 책이 친일 작가의 소설이라고 말하지 않는 센스를 갖추자.
성해(星海) 이익상은 1895년 5월 12일 전라북도 전주에서 태어나 경성에서 보성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22년 일본대학 사회과를 졸업했다. 1921년 5월 문필활동을 시작하였으며, 1923년 백조의 동인 김기진(金基鎭)·박영희(朴英熙) 등과 현실극복을 위한 ‘힘의 문학’을 주장하면서 현실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과 저항 의식을 내세우는 신경향파 문학의 중심이 되었다.

1927년부터 어촌, 젊은 교사, 흙의 세례, 길 잃은 범선, 짓밟힌 진주, 쫓기어가는 사람들, 광란 등 여러 저서를 집필하였다. 그러나 1933년 8월 24일부터 9월 28일까지 매일신보에 일제의 침략정책과 만주국 건설을 정당화하고 찬양하는 내용의 만주기행이라는 제목으로 21편의 글을 연재하는 등 친일 행보를 보인 대표적인 작가다. 1935년 4월 19일에 동맥경화증이 악화되어 광복 이후 친일의 대가를 치르기도 전에 사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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